2009년 10월 09일
굿모닝 프레지던트 (2009. PIFF 개막작)
장동건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누구누구 때문에 2009 PIFF 개막식 예매개시시간을 초단위로 체크하여 예매에 성공하여 보러갔다.
(1분 30여초만에 매진되었다고 한다.)

PIFF 및 영화에 대한 많은 보도 자료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듯이 이 영화에는 세명의 대통령이 등장한다.
각기 다른 스타일을 가진 대통령들의 생각과 정치스타일, 고뇌 등을 보여주지만...
장진 감독은 '대통령들'에게서 우리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 냄새'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듯하다.
돈에 대한 갈등이라던지, 사랑, 가족에 대한 모습들로 하여,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닌, 함께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대통령을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 보여주고 있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 장진 감독은 정치 풍자보다는 '순수한 코미디' 영화임을 각종 매체를 통해 강조하였지만, 그건 인터뷰였을 뿐이라는 것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알게 될 것이다.
시장을 방문하여 떡볶이를 먹고, 아이를 안는 장면에선 그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부산요트경기장을 가득 채운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커다란 웃음이 터졌다.
(두사람은 웃지 않고 인상이 구겨졌을지도 모르겠다. 내빈으로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형오 국회의장이 레드카펫을 밟았었다.)
그리고, 영화 속의 첫번째 대통령인 김정호 대통령(이순재 님)의 국민연설 속의 한마디에 전직 대통령 몇몇은 뜨끔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유쾌한 영화였다.
주연으로 출연한 세명의 대통령의 연기는 (장진 감독이 표현하고 싶었던 거라고 판단되는) 무겁지 않으면서도, 결코 경솔하거나 값싸 보이지 않는 '사람 냄새'나는 대통령의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고 생각한다.
각기 판이하게 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관객들이 거부감이 생기지 않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
굿 캐스팅!!! 이었다.
또 한명 눈에 띄는 배우는 우리에게 코미디언 또는 개그맨으로 각인되어 있는 임하룡의 연기였다.
그는 수년 동안 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싶어하였지만, 사실 나는 그가 출연한 많은 영화를 보면서도 코미디언이라는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이번 영화에서도 코믹한 캐릭터는 분명 있었지만, 전과 다르게 그의 연기는 과장되게 코믹하지 않았고, 자연스러웠으며, 따뜻했다.
그가 배우라는 것을 이번 영화를 통해서 처음으로 인정하게 되는 것 같다.
장진 감독의 또 다른 영화인 '아는 여자(2004)'에 출연하였던 인연으로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이라 짐작하는데, 이번 작품은 그의 배우인생에 진정한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보다 연배가 많으신 분에게 건방진 표현인 듯 하지만, 배우로써의 나의 생각을 적은 것이니 혹시 그 분이 보시고 불편함이 없으셨으면 한다.)
반면 각종 매체에 주연으로 소개되며, PIFF의 개막작 소개때도 세명의 대통령, 감독과 같이 무대 인사에 오른 한채영의 모습은 주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몇몇 조연들보다도 비중이 훨씬 작았으며 영화 내에선 큰 활약을 하지 못하였다.
아주 짧은 장면을 출연하면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박해일보다도 미미한 존재감이 아쉬웠다.
세명의 주연(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외에 많은 배우들이 출연을 한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박해일과, 출연이라는 말보단 이벤트(?)라는 말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 공형진, 우리에게 영화 '타짜(2006)'의 짝귀로 기억되는 주진모, 각종 영화에서 코믹 조연으로 맹활약 중인 이한위 등 많은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장진 감독 영화의 단골 출연배우이자 그의 또 다른 영화 '거룩한 계보(2006)'에 나란히 출연하였던 이문수, 류승룡, 장영남의 모습도 빛나는 연기력과 함께 보인다.
특히 이문수는 대통령의 전속 요리사로 출연하여, 영화 속 세명의 대통령을 모두 모시며, 중요한 키가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짧지만 굵은 연기로, 방향 잃은 배의 조타수 역할을 멋지게 해주고 있다.
'거록한 계보(2006)'에서 웃으면서도, 따뜻한 눈물을 흘리게 만든 그의 '요술공주 세리' 문신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외에도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여 영화를 빛내고 있다.
(대학 시절 교양으로 선택하여 수강한 '출판편집의 이론'교수는 좋은 출판사는 참여한 한사람 한사람의 노력을 생각하고, 명기하여 감사함을 표시하는 곳이라고 하였는데, 이 영화의 제작사는 공식 홈페이지 및 포털에 10여명 남짓한 사람들만 소개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 개봉을 하지 않은 영화기에,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한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다.
이 영화가 볼만한 영화인지 나에게 묻는다면,
적극추천하고 싶은 영화라고 말할 것이다. '아는 여자(2004)' 이후 장진 감독 최고의 작품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이번 영화는 봉준호 감독과는 또 다른 스타일로 나를 많이 즐겁게 해준 영화이다.
이 영화를 예술적으로 훌륭한 영화라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를 결코 값싸게 말하거나 취급하는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좋은 영화이고, 깔끔한 느낌을 가지게 해주는 유쾌한 영화였다.
# by 숲이있는섬 | 2009/10/09 15:13 | 쉼표 | 트랙백 | 덧글(2)



